우리의 작은 물결이 파도되어,
2020 Project 'Small Wave Project'
1편 - 없이 사장의 시작
작은지구와의 첫 만남
시작은 7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늘 가게에 오셔서 빨대와 냅킨을 사용하지 않는, 그래서 늘 저를 당황시키는 팀이 있었습니다. 사실을 고백하자면 저는 그 때 약간의 자부심이 있었는데요, 바로 우리 매장은 플라스틱 테이크아웃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매장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매장은 오픈 당시 'PLA 빨대 (옥수수 전분을 사용하여 특정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며 플라스틱과 사용감이 동일합니다.)'를 시작으로 현재는 모든 테이크아웃 용기를 PLA제품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단가가 높고, 사람들이 잘 알아주진 않지만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저는 참으로 자부심이 있었었죠. 그 팀을 만나기 전까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창피하지만 빨대는 안주셔도 된다는 말에 '이건 생분해 되는 PLA 제품인데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팀은 웃으며 "알아요. 하지만 이 제품이 분해되려면 특정 미생물에서 오랜시간 있어야하는데 국내에는 아직 그 시스템이 없어요.' 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었어요. 저는 머쓱하게 '아 그렇군요.'라고 말하고 호다닥 도망쳤지요. 그 이후부터 이 팀이 오면 저는 살짝 긴장하곤 했습니다. 습관처럼 쟁반에 냅킨과 빨대를 올려놓고 다시 거둬가기 일쑤였고요.
그러던 어느 날, 인스타그램에서 '없이사장'이 진행된다는 게시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NoSmokeWithoutFire는 평소에도 제로웨이스트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예를들면, PLA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나, 비닐포장을 사용하지 않는 것, 유리병에 스티커를 붙이지 않는 것 등이 우리 고민의 결과물이었습니다. 지금 하고있는 것보다 더 환경에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때 즈음 '없이 사장'의 게시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행궁동에서 진행되는 '없이사장'에 로컬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로서 커피를 팔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감사하게도 NoSmokeWithoutFire를 참가팀으로 초대해주셨습니다.


쓰레기 '없이' 우리가 커피를 팔 수 있을까?
행궁동 없이사장을 준비하며 우리(노스목)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놀러오는 거리에 과연 누가 포장용기를 들고올 것인가가 가장 큰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장바구니를 든 사람들이 없이사장을 찾아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선주문한 제품을 픽업하러 온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멋진 바구니와 밀폐용기를 챙겨왔습니다. 구경을 위해 자연스럽게 들어온 사람들의 손에는 텀블러가 들려있었고요. 내가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것. 그리고 내가 가져온 곳에 담아가는 것. 참 멋진 문화였습니다.
우리의 커피도 조금씩 팔려나갔습니다. 락앤락 밀폐용기에 더치 100ml를 담아드리고, 귀여운 반찬통에 원두 200g을 담아드렸습니다. 작은지구가 구비해놓은 귀여운 컵에 더치를 담아 나눠마시기도 했고요. 소소하면서도 몽글몽글한 마음이 피어올랐습니다. 물론 수량이 많이 팔린건 아니지만, 커피를 사기 위해 가져온 용기들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동시에 쓰레기 없이 커피를 파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작은지구와 함께 다음 없이사장을 기획했습니다. 장소는 NoSmokeWithoutFire. 우리의 매장이 위치한 구도심 '교동'에서도 이런 멋진 문화가 피어오르기를 기대하면서 말이죠.


없이사장을 준비하며,
작은지구와 NoSmokeWithoutFire은 Zoom회의와 전화미팅, 현장미팅등을 통해 'Small Wave Project'를 기획했습니다. 우리의 키메세지는 '일회용과 다회용 중 당신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였습니다. 환경을 지키는 것과 편리함 중에 선택하는 것. 그리고 만약 편리함을 선택하더라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것. 자연이 보내는 메세지에 '괜찮은 것일까?' 고민만 하지 않고 직접 실천하는 날이 되어보는 것. 제로웨이스트가 누구에게나 다정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이에 맞춰 전체적인 기획과 실행을 작은지구팀이 준비하고, NoSmokeWithoutFire는 매장운영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행사 하루 전, 작은지구팀은 우리에게 한가지 부탁을 전해왔습니다. Small Wave Project가 준비되는 기간 동안만이라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손님들께 권유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사실 이 부탁을 받은 저는 너무나 떨렸어요. 내가 과연 손님께 '이 기간동안 일회용품은 안됩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정말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싫어지면 어떡하지?' '귀찮게 한다고 싫어하면 어떡하지?' '유난이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등등.. ... .
그래서인지 막상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전까진 소극적인 태도였습니다. 예를 들면 직설적이었던 '일회용 빨대 대신' 이라는 말보다도 '다회용 용기를 사용해보자' 와 같이 애둘러 표현하는 말들이 그러했습니다. 일회용 냅킨을 없애고, 손수건을 비치하는 것도 한참을 고민했어요. 그렇게 두려움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우리의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우리의 작은 물결이 파도되어,
2020 Project 'Small Wave Project'
1편 - 없이 사장의 시작
작은지구와의 첫 만남
시작은 7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늘 가게에 오셔서 빨대와 냅킨을 사용하지 않는, 그래서 늘 저를 당황시키는 팀이 있었습니다. 사실을 고백하자면 저는 그 때 약간의 자부심이 있었는데요, 바로 우리 매장은 플라스틱 테이크아웃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매장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매장은 오픈 당시 'PLA 빨대 (옥수수 전분을 사용하여 특정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며 플라스틱과 사용감이 동일합니다.)'를 시작으로 현재는 모든 테이크아웃 용기를 PLA제품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단가가 높고, 사람들이 잘 알아주진 않지만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저는 참으로 자부심이 있었었죠. 그 팀을 만나기 전까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창피하지만 빨대는 안주셔도 된다는 말에 '이건 생분해 되는 PLA 제품인데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팀은 웃으며 "알아요. 하지만 이 제품이 분해되려면 특정 미생물에서 오랜시간 있어야하는데 국내에는 아직 그 시스템이 없어요.' 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었어요. 저는 머쓱하게 '아 그렇군요.'라고 말하고 호다닥 도망쳤지요. 그 이후부터 이 팀이 오면 저는 살짝 긴장하곤 했습니다. 습관처럼 쟁반에 냅킨과 빨대를 올려놓고 다시 거둬가기 일쑤였고요.
그러던 어느 날, 인스타그램에서 '없이사장'이 진행된다는 게시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NoSmokeWithoutFire는 평소에도 제로웨이스트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예를들면, PLA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나, 비닐포장을 사용하지 않는 것, 유리병에 스티커를 붙이지 않는 것 등이 우리 고민의 결과물이었습니다. 지금 하고있는 것보다 더 환경에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때 즈음 '없이 사장'의 게시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행궁동에서 진행되는 '없이사장'에 로컬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로서 커피를 팔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감사하게도 NoSmokeWithoutFire를 참가팀으로 초대해주셨습니다.
쓰레기 '없이' 우리가 커피를 팔 수 있을까?
행궁동 없이사장을 준비하며 우리(노스목)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놀러오는 거리에 과연 누가 포장용기를 들고올 것인가가 가장 큰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장바구니를 든 사람들이 없이사장을 찾아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선주문한 제품을 픽업하러 온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멋진 바구니와 밀폐용기를 챙겨왔습니다. 구경을 위해 자연스럽게 들어온 사람들의 손에는 텀블러가 들려있었고요. 내가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것. 그리고 내가 가져온 곳에 담아가는 것. 참 멋진 문화였습니다.
우리의 커피도 조금씩 팔려나갔습니다. 락앤락 밀폐용기에 더치 100ml를 담아드리고, 귀여운 반찬통에 원두 200g을 담아드렸습니다. 작은지구가 구비해놓은 귀여운 컵에 더치를 담아 나눠마시기도 했고요. 소소하면서도 몽글몽글한 마음이 피어올랐습니다. 물론 수량이 많이 팔린건 아니지만, 커피를 사기 위해 가져온 용기들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동시에 쓰레기 없이 커피를 파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작은지구와 함께 다음 없이사장을 기획했습니다. 장소는 NoSmokeWithoutFire. 우리의 매장이 위치한 구도심 '교동'에서도 이런 멋진 문화가 피어오르기를 기대하면서 말이죠.
없이사장을 준비하며,
작은지구와 NoSmokeWithoutFire은 Zoom회의와 전화미팅, 현장미팅등을 통해 'Small Wave Project'를 기획했습니다. 우리의 키메세지는 '일회용과 다회용 중 당신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였습니다. 환경을 지키는 것과 편리함 중에 선택하는 것. 그리고 만약 편리함을 선택하더라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것. 자연이 보내는 메세지에 '괜찮은 것일까?' 고민만 하지 않고 직접 실천하는 날이 되어보는 것. 제로웨이스트가 누구에게나 다정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이에 맞춰 전체적인 기획과 실행을 작은지구팀이 준비하고, NoSmokeWithoutFire는 매장운영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행사 하루 전, 작은지구팀은 우리에게 한가지 부탁을 전해왔습니다. Small Wave Project가 준비되는 기간 동안만이라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손님들께 권유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사실 이 부탁을 받은 저는 너무나 떨렸어요. 내가 과연 손님께 '이 기간동안 일회용품은 안됩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정말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싫어지면 어떡하지?' '귀찮게 한다고 싫어하면 어떡하지?' '유난이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등등.. ... .
그래서인지 막상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전까진 소극적인 태도였습니다. 예를 들면 직설적이었던 '일회용 빨대 대신' 이라는 말보다도 '다회용 용기를 사용해보자' 와 같이 애둘러 표현하는 말들이 그러했습니다. 일회용 냅킨을 없애고, 손수건을 비치하는 것도 한참을 고민했어요. 그렇게 두려움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우리의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